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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꽃 세상으로의 초대: 폭설 속 북한산 옛성길 산책!

여행디자이너 2024. 11. 28. 14:13

1. 개요

11월 28일, 밤새 눈이 왔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. 집 근처라 사계절 내내 찾는 북한산 둘레길이지만, 오늘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. 평소 익숙한 길이 하얗게 변하니 마치 처음 만나는 풍경처럼 느껴졌다. 어제 내린 기록적인 폭설 덕분에 눈꽃으로 가득한 옛성길을 걸을 수 있는 특별한 날이었다. 이른 아침은 아니었지만, 오전 10시에 길을 나섰다. 눈이 쌓인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.
 

2. 여행 내용

1)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

평소에 자주 걷던 길이었다. 장미공원에서 시작하는 옛성길은 집에서 멀지 않고, 사계절 내내 자연을 느끼기에 제격이다.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. 평범한 가을 끝자락의 산책길이 하룻밤 새 겨울 왕국으로 변해 있었다.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신발 밑에서 나는 ‘뽀드득’ 소리가 청각까지 겨울을 채웠다. 나뭇가지마다 내려앉은 눈이 만들어낸 풍경은 그야말로 눈꽃으로 장식된 긴 회랑 같았다.
 
눈꽃이 피어난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니 익숙했던 풍경이 낯설게 다가왔다. 가끔 걷던 길에서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만나니, 마치 오래된 친구가 갑자기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. 사람도, 길도, 자연도 늘 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건 아니란 걸 다시 한번 느꼈다.

2) 자연이 만들어준 특별한 선물

어제 내린 눈은 다른 해 겨울과 달리 습기가 많아 더 두껍게 쌓여 있었다. 덕분에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이 너무나 예뻤다. 바람이 불 때마다 눈송이가 뭉텅뭉텅 떨어졌고, 그것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. 이런 날씨는 자주 오는 것도 아니기에, 그냥 가만히 서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차분해졌다.
 
눈 속에서 길을 걷다 보니, 평소 지나쳤던 작은 디테일들이 더 잘 보였다. 나무껍질 위에 쌓인 얇은 눈층, 돌 사이사이에 얹힌 작은 눈더미 같은 것들. 이런 사소한 것들이 오늘 산책길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.
 

3) 예상치 못한 눈의 무게

둘레길 곳곳에서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보였다. 마치 자연도 이 무게를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. 길 위에 쓰러진 나뭇가지를 넘거나 돌아가야 했지만, 그마저도 이 겨울 풍경의 일부처럼 느껴졌다. 눈에 덮인 길을 천천히 걷는 것은 하루하루 쌓이는 나의 나이와 경험을 조심스레 돌아보는 일과도 닮아 있었다.

3. 느낀 점

1) 평범한 날의 특별함

오늘 산책은 북한산 둘레길이 주는 또 다른 선물 같았다. 사계절 내내 걸었던 길인데도, 이렇게 색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. 일상 속에 특별함은 늘 숨어 있고, 그것을 발견하는 건 결국 나의 감각과 마음가짐이라는 걸 깨달았다.

2) 자연의 일깨움

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계절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늘 다른 풍경을 마주한다. 그것이 자연의 매력이고, 우리가 삶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가르침일지도 모른다. 변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, 우리를 성장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.

3) 겨울의 시작을 맞이하며

이렇게 눈꽃 세상 속을 걸으며 다가올 겨울을 맞이할 수 있어 감사했다. 특별히 멀리 떠나지 않아도, 내 주변에서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행복하게 느껴졌다. 오늘 본 11월의 눈꽃은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. 내년 11월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지 기대된다.
 
언제나 거기 있던 북한산 둘레길. 오늘은 기록적인 눈 덕분에 그곳에서 특별한 겨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. 당신도 눈이 온 날,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걸어보면 어떨까? 자연이 준비한 멋진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.